다른 건설업체와 사무실을 공동 사용해 건설업 등록기준을 미달했다며 영업정지 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다른 건설업자 사무실과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규정한 건설업 관리규정을 근거로 영업정지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국민권익위)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이하 중앙행심위)는 다른 건설업자 사무실과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규정한 건설업 관리규정은 상위 법령의 위임 없이 제정된 행정기관 내부준칙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영업정지를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종합건설업체 ㄱ사는 지난해 건설업 등록기준 실태조사 때 대표가 같이 운영하는 다른 건설업체와 출입구를 공동 사용했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로부터 4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해당 지자체는 ㄱ사가 ‘사무실은 다른 건설사업자 등의 사무실과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는 건설업 관리규정과 이에 따른 건설산업기본법 제10조 건설업 등록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ㄱ사는 상위 법령에 사무실 사용에 대한 규정이 없는데도 영업정지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건설산업기본법 등 상위 법령에서 사무실 조건과 관련해 다른 사업자의 사무실과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를 예규로 정하도록 위임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예규인 ‘건설업 관리규정’을 침익적 처분의 법령상 근거로 삼은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중앙행심위는 해당 지자체가 법령상 근거 없이 단순히 내부준칙에 따라 사무실 공동사용을 이유로 ㄱ사에게 한 영업정지 처분은 위법·부당하다고 봤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사무실 기준의 위임근거를 명확히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 박종민 부위원장은 “이번 사례는 법령상 근거 없이 제정된 내부준칙을 영업정지와 같은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로 삼아 발생한 분쟁이다”고 말했다.
이어 “침익적 처분은 반드시 법률상 근거가 필요하다는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률유보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앞으로도 내부 준칙을 통한 법령의 과도한 확장해석으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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