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지방정부 행정통합 논의와 관련해 예산권·입법권의 실질적 지방이양을 전제로 한 지방분권과 함께 추진돼야 하며,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활용과 졸속 추진을 경계하고 주민 의견 수렴과 주민투표를 통한 정당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은 성명을 통해 최근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에서 진행 중인 행정통합 논의가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의 추진 방식은 지방분권의 핵심인 예산권과 입법권 이양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속도에만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합 논의가 현 정부의 ‘5극 3특’ 구상과 맞물려 있으나,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본질보다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활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행정통합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중앙정부가 국세의 지방세 이양 비율 상향과 자치입법권 확대 등 근본적인 분권 로드맵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만으로는 통합 권역 내 거점도시에 인구와 인프라가 재집중되는 ‘빨대효과’가 발생해 소도시와 농어촌이 더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또한 행정통합 추진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선언 이후 시의회 동의와 공청회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방식에 그치고, 주민투표 실시 여부와 통합 이후 인구·경제 파급효과, 통합청사 위치, 공무원 정원 조정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정보 공개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주민들에게 통합의 효과와 비용을 투명하게 알리고,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회에 발의된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주민투표를 임의 규정으로 두거나,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심사·타당성 조사 면제, 국세의 대규모 교부 요구 등은 국가 재정 건전성과 지자체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통합이 특정 지역에 대한 예외적 지원으로 흐를 경우 국가 의존형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경실련은 정부와 정치권이 행정통합을 추진하려면 전반적인 국가 균형발전 로드맵 속에서 장기적·객관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행정수도 이전과 공공기관 이전 등 민감한 과제 역시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의 뜻을 묻지 않는 졸속 통합은 지방자치의 후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숙의와 민주적 절차를 거칠 것을 촉구했다.
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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