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른다' 55%로 급증…부동산 정책 평가는 넉 달 만에 역전

이경애 기자

등록 2026-07-03 11:37

향후 1년간 집값과 임대료가 오를 것으로 보는 국민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넉 달 만에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질렀다.


향후 1년간 집값과 임대료가 오를 것으로 보는 국민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넉 달 만에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을 앞질렀다.

향후 1년간 국내 집값과 전셋값, 월세 등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크게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지난 3월 조사와 비교해 큰 폭으로 낮아졌으며, 응답자들은 집값 안정 실패와 과도한 대출 규제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전세 제도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이 앞으로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향후 1년 동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5%로 집계됐다. 지난 3월 조사 당시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26%포인트 급증한 수치다. 반면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감소했고,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이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료 전망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향후 전세금이나 월세 등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65%로 조사됐다. 이는 3월 조사 당시 46%보다 19%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향후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연령별로는 20·30대에서 집값과 임대료 상승 전망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실수요층 비중이 높은 청년층일수록 향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이 우세했다.


시장 전망 변화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정책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이는 지난 3월 조사 당시 51%에서 2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는 같은 기간 27%에서 46%로 19%포인트 상승하며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불과 넉 달 만에 정책 평가가 사실상 역전된 셈이다.


특히 정책 긍정 평가는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과 다양한 응답자 특성에서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 전망이 두드러졌던 20·30대에서도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부정 평가가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시장 불안 심리가 정책 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집값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정부가 시장 안정을 목표로 내놓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제 가격 상승 기대가 오히려 확대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대출 한도 제한 등 금융 규제를 과도하게 시행했다는 지적도 주요 이유로 꼽혔다.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인식과 함께 거래 위축, 시장 왜곡을 우려하는 시각이 정책 부정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세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했다. '장점이 더 많고 앞으로도 필요한 제도'라는 응답은 54%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단점이 더 많고 앞으로 사라져야 한다'는 의견은 28%에 그쳤다. 나머지 응답자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최근 전세사기와 역전세 문제 등으로 전세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민 다수는 여전히 전세가 우리나라 주거시장에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제도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제도 자체를 유지하되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 심리와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집값과 임대료 상승 전망이 확산할수록 정책 효과에 대한 신뢰는 낮아지고 있는 반면, 오랫동안 국내 주거문화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전세 제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존속 필요성을 인정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시장 안정 여부와 정책 성과가 국민 인식 변화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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