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주유소가 12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내놓은 ‘수도권 알뜰주유소 확대’가 결국 알뜰-일반주유소 사업자들 간의 갈등을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알뜰주유소
이동주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의 일반주유소는 총 10,868곳으로, 지난 12년간 2,316곳(19%)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보급 등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8일,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유류비 안정화를 위해 수도권 자영 알뜰주유소를 10%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수도권 자영 알뜰주유소는 총 173곳인데 17곳 이상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경영난으로 휴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석유유통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즉각 철회를 주장했다. 또, “결국 알뜰 주유소만 살아남아 석유 유통망 붕괴라는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알뜰주유소 사업을 향한 주유소 업계의 불만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석유공사는 민간정유사들로부터 싸게 석유를 구입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해 왔다. 석유공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알뜰주유소 평균 공급가는 정유 4사의 일반주유소 평균 공급 가격에 비해 리터당 휘발유가 23원, 경유가 16원 가량 각각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주유소협회 등 일반주유소 업계는 이러한 한국석유공사의 할인 물량 무제한 공급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바 있다.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할인 물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이를 수용해 23년도 신규 알뜰유 구매입찰부터 구매 물량의 상한(10%)을 설정했다.
하지만, 구매 입찰공고를 보면 상한 설정에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한국석유공사가 민간정유사를 상대로 석유 구입 입찰공고를 내면서 설정한 구매물량은 ‘연간 13억 L ± 10%’ 이다. 연간 최대 14.3억 L까지 구매해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자영 알뜰주유소의 판매량을 웃도는 것으로 공급 상한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알뜰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 알뜰주유소가 판매한 석유공사 물량은 12.7L 가량으로 연간 10% 증가하더라도 석유공사의 최대 공급 가능 물량을 넘지 않는다.
이동주 의원은 “지금 자영주유소를 10% 확대하겠다는 것은 대기업 정유사들의 막대한 수입은 그대로 두면서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경쟁을 부추기겠다는 선언”이라며, “두 기관은 ‘을’끼리 싸움을 붙일 것이 아니라, 정유사들의 막대한 이익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한국석유공사는 석유 물량의 상한선을 재검토해야한다”며 “알뜰주유소의 판매량을 고려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설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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