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교육도 받지 않는 ‘쉬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려면 일자리뿐 아니라 생활리듬과 사회적 관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NEET 내부 분해: 구직형 / 가사·육아형 / 비활동형(그럼 범례 ‘쉼·기타형’)(2014→2024)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19일 발간한 ‘KRIVET Issue Brief 321호’를 통해 20세부터 34세까지의 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년을 대상으로 생활시간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어려움이 단순한 미취업 상태를 넘어 생활구조와 사회적 관계의 약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데이터처의 생활시간조사 자료를 활용해 NEET 청년들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분석했다. 생활시간조사는 만 10세 이상 국민의 시간 사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조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NEET 청년이라도 연령대에 따라 특징이 뚜렷하게 달랐다. 2024년 기준 20세부터 24세까지 NEET 청년 가운데 구직활동이나 가사·육아도 하지 않는 ‘비활동형’ 비율은 46%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25세부터 29세까지는 구직형이 7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세부터 34세까지는 가사·육아형이 51%로 과반을 넘었다.
연구원은 이러한 결과가 연령대별로 필요한 정책 지원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대 초반은 생활구조와 사회적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춘 지원이 필요하고, 20대 후반은 구직 기간 단축과 일자리 매칭 강화가 중요하다. 30대 초반은 돌봄 부담을 줄이고 노동시장 재진입을 지원하는 정책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생활시간 분석에서는 NEET 청년들의 하루가 취업자나 학생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취업 또는 재학 중인 청년들은 낮 시간대에 일이나 학습, 구직활동 등 생산활동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반면, NEET 청년들은 생산활동 비율의 정점이 2019년 26%, 2024년 31%에 그쳤다.
대신 미디어 이용과 여가 활동 비중은 하루 전반에 걸쳐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일정한 생활리듬이 형성되지 못하고 낮 시간대 활동 구조가 약한 상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사회적 고립 문제도 두드러졌다. 20세부터 29세까지 NEET 청년이 혼자 보낸 시간은 2019년 하루 평균 282분에서 2024년 372분으로 늘어났다. 5년 사이 90분이 증가한 것으로,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홀로 보내는 셈이다.
연구원은 이를 단순히 일자리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관계 빈곤’ 현상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취업과 교육 활동에서 이탈한 청년들이 사회적 연결망마저 약화되면서 생활리듬과 대인관계 모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진행 중인 청년 노동시장 이행 분석 연작의 세 번째 결과물이다. 앞선 보고서에서는 청년 ‘쉬었음’ 인구 증가와 노동시장 진입 지연 현상을 분석했다면, 이번 연구는 청년들의 실제 일상생활을 통해 멈춤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봤다.
정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데이터분석·성과확산센터장은 “NEET 정책의 첫 질문은 ‘일자리가 있는가’가 아니라 ‘이 청년은 지금 어디에 멈춰 있는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활동형, 구직형, 가사·육아형 등 유형별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며 “특히 고졸 이하 청년 등 취약계층을 놓치지 않는 표적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기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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