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결제주기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 토큰증권 인프라 구축, AI 활용 확대를 통해 자본시장의 디지털 대전환에 나선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부와 유관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결제주기 단축(T+1일), 거래시간 연장, 토큰증권(STO) 인프라 구축,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등 자본시장 혁신 과제를 점검했다. 회의는 증권 거래·결제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신뢰, 주주보호, 혁신, 시장접근성 제고라는 4대 정책 방향 아래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인프라는 투자자의 경험을 바꾸고 시장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우선 결제주기를 현행 T+2일에서 T+1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결제주기 단축은 거래와 결제 사이의 위험을 줄이고 결제 대기 중 묶여 있는 자금의 활용도를 높여 시장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통해 오는 10월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거래시간 연장도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14일 애프터마켓을 신설하고, 2027년 말까지 프리마켓 도입을 목표로 매매시스템 개편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회의 자료에서는 현재 거래시간 제약을 해소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차 대응력을 높이고 국제 유동성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시장을 위한 청산·결제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낸다. 예탁결제원은 올해 말까지 비상장주식 및 조각투자 장외거래에 적용할 T+1일 이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를 기존 청산·결제 인프라와 분리된 환경에서 결제 혁신을 시험하는 출발점으로 평가했다.
토큰증권(STO) 인프라 구축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유통·결제 체계를 정비해 디지털 자산시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전통 증권 중심의 투자대상 한계를 완화할 방침이다. 회의 자료는 이를 통해 투자자의 투자대상 제약을 해소하고 통합 디지털 시장으로 전환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
AI를 활용한 자본시장 혁신 방안도 집중 논의됐다. 한국거래소는 AI 기반 시장감시 시스템을 고도화해 기존 인력 중심 감시 체계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지능형 불공정거래와 이상거래 징후를 조기에 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투자업계의 AI 활용 확대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금융위는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투자 에이전트가 금융투자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보고 있다. AI가 실시간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전략 수립과 상품 추천, 자산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관련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혁신 과정에서 시스템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권 부위원장은 “시장의 안정성과 신뢰가 담보되지 않는 혁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유관기관과 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전산 리스크를 점검하고 새로운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앞으로 자본시장 인프라 혁신 점검회의를 통해 주요 개혁 과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AI 활용을 가로막는 제도적 장애요인을 발굴·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결제주기 단축, 거래시간 연장, AI 전환, 블록체인 기반 토큰증권 인프라가 결합될 경우 실시간·상시거래·통합 디지털 시장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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