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공원' 오염물질 반으로 줄고 1,092종 동식물 산다

최윤식 기자

등록 2014-03-24 15:16

▲ 왕은점표범나비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억5천만톤의 쓰레기 매립지였던 서울 난지도. 지난 ‘02년 서울시가 먼지, 분진, 악취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했던 이곳을 월드컵공원으로 재구성한지 11년만에 매립가스와 침출수 등 오염물질 배출은 절반으로 줄었고, 1,000여종 이상의 동‧식물 보금자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06년 이후 모습을 감췄던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가 다시 출현했으며 역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등 9종의 양서‧파충류도 확인됐다.
▲ 맹꽁이    

15년간 서울시민의 거대 쓰레기장 역할을 하던 난지도가 명실상부한 환경‧생태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시는 '2002 FIFA 대한민국·일본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96년부터 ’02년까지 7년 동안 총공사비 2,350억원을 들여 안정화 공사 및 환경 친화적인 공원조성공사를 완료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CH4) 발생량은 11년 전에 비해 절반이 넘게 줄었고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cr) 총량 역시 측정을 시작한 ‘04년도 비해 반 이상 줄었다.
동·식물 개체수는 2000년 438종에서 1,092종으로 늘어나 자연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2013년도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 모니터링」결과를 24일(월) 발표했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복원‧재생 중인 월드컵공원을 ‘02년 조성한 후 메탄가스 발생량과 침출수의 COD 총량 등 오염물질 배출량과 공원에 서식하는 동식물 서식종 수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13년 5월부터 12월까지 식물 및 야생조류 등 7개 분야의 전문가들과 서울시가 함께 실시했다.
모니터링 분야는 ▴오염물질 배출량 ▴자연생태계(개체수 등) ▴침하량 계측 등 크게 3분야다.

<매립지 메탄가스‧침출수 화학적산소요구량 등 오염물질 배출 절반으로 줄어>
우선, 오염물질 분야에선 대표적 지표인 메탄가스 발생량과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 모두 각각 ‘02년과 ’04년에 조사한 수치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발생량은 8,523톤(‘02년)에서 3,601톤(2013년)으로 57.8% 감소했다.
특히,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연간 약 6억5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상암지역 일대에 냉난방 공급을 위한 연료로 재활용되고 있다.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cr : 크롬법측정) 총량도 164톤(‘04년)에서 71톤(‘13년)으로 그 양이 56.7% 이상 줄었다.
대기오염도는 ‘02년부터 현재까지 기준 이내로 꾸준히 유지해 주변 주거지역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벤젠의 경우 초기에는 농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꾸준한 유지관리를 통해 ‘10년 이후로는 환경기준치인 5㎍/㎥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식물 130종, 국내 미기록 버섯 4종 새로 기록 등 동․‧식물 1,092종으로 늘어>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00년 동․식물 438종에서 ‘13년 총 1,092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 582종, 균류 84종, 동물 426종으로 늘어났다.
개체수 증가는 월드컵공원 내 오염물질이 감소하면서 죽음의 땅이었던 난지도 매립지가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증거라고 시는 설명했다.

‘13년 조사분야는 ▵식물 ▵버섯 ▵야생조류 ▵양서파충류 ▵육상곤충 ▵수서무척추동물 ▵거미 7개 분야로, 시는 총 10개 분야를 매년 조금씩 달리해 조사하고 있다.
시는 2002년 월드컵공원 개장 후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해 쓰레기매립지 생태복원의 성과를 판단하고 생태적 공원관리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자연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식물은 공원 조성 전 271종이던 것에서 꾸준히 증가, 13년에는 귀화식물을 포함한 자생종 311종, 식재종 271종 등 총 582종으로 늘어났다.
‘13년 새롭게 기록된 종은 130종으로, 이중 자생 신규종은 개곽향, 솔방울고랭이 등 17종이었으며, 공원 경관 향상을 위해 식재한 신규종은 110종, 신규 귀화식물은 3종이었다.

▲ 개곽향  
▲ 솔방울고랭이  

버섯은 ‘10년에는 32과 78종이 발견됐는데 ‘13년엔 36과 84종으로 늘어났다.
특히, 월드컵공원은 버섯의 종 구성이 일반 산림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미기록종 4종 그리고 주머니털버섯 등 희귀종 5종이 출현했다.
‘10년에는 낙엽버섯류의 신종후보종 1종과 국내 미기록종 4종이 처음 발견된 바 있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버섯의 생육기간이 3~5일로 짧기 때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 무명버섯속(국내미기록종)    

▲ 외대버섯류(국내미기록종)  
▲ 처녀버섯속(국내미기록종)     

야생조류는 28과 50종이 관찰됐다. 큰말똥가리, 새매 등 멸종위기종 또는 천연기념물 6종과 제비, 청딱다구리 등 서울시 보호종 8종이 출현했다.
아울러 주변 산림에 준하는 종 다양도를 보이고 있으며 개활지, 수공간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새매    

▲ 새홀리기    

▲ 청딱다구리    

육상곤충 부문에선 ‘06년 이후 관찰되지 않았던 멸종 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가 노을공원에 다시 출현했으며 기후변화지표종인 물결부전나비도 난지천공원에서 관찰됐다.
왕은점표범나비는 산지 양지바른 풀밭이나 숲 가장자리에 서식하며 6~9월 출현하는 종으로 애벌레는 제비꽃류를 먹고 자란다.
물결부전나비는 아열대성 곤충으로 남부지방에서 주로 채집되다가 최근에는 중부지방에서도 관찰되는 종으로 지구온난화 지표종이다. 애벌레는 콩과 식물을 먹고 자란다.

▲ 나비잠자리    

▲ 물결부전나비    

환경변화에 민감한 양서‧파충류는 멸종위기종 맹꽁이 등 6과 9종이 확인됐으며, 수서무척추동물은 월드컵공원 내 하천과 습지에 총 39과 63종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거미류는 11과 54종에서 17과 99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 한국산개구리    

▲ 꽃게거미    

▲ 노랑염낭거미    

<평균침하량 초기5년 9.8~11.5㎝→최근6년 5.1㎝ 매립지 지반 점차 안정화>
쓰레기매립지에 조성된 월드컵공원은 지반침하와 변형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매립지 안정화공사 완료 후 ‘02년부터 매년 2회(4월, 10월) 지속적으로 계측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연도별 평균 침하량은 안정화공사가 완료된 초창기 5년 동안은 9.8~11.5㎝로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여 최근 6년간 평균 침하량은 5.1㎝이다.

이는 ‘02년 안정화공사 당시 예상한 연평균 침하량 21㎝보다 매우 낮은 수치로, 매립지 지반이 점차 안정화 되고 있으며 공원 안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02~‘13년까지 침하량 평균은 노을공원이 평균 94㎝(최고 327㎝, 최저 24㎝), 하늘공원이 평균 71㎝(최고 115㎝, 최저 39㎝)로 나타나 먼저 매립을 시작한 노을공원 침하량이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시섭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거대 쓰레기산에서 환경‧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월드컵공원 내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며 “산이나 습지 등과 같은 환경 생태적 수준을 갖추고,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아와 쉬어갈 수 있도록 생물 종 다양성을 높이고 안전한 매립지 환경 유지‧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최윤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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