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부터 1993년까지 1억5천만톤의 쓰레기 매립지였던 서울 난지도. 지난 ‘02년 서울시가 먼지, 분진, 악취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매우 심각했던 이곳을 월드컵공원으로 재구성한지 11년만에 매립가스와 침출수 등 오염물질 배출은 절반으로 줄었고, 1,000여종 이상의 동‧식물 보금자리로 자리잡았다.
특히, ‘06년 이후 모습을 감췄던 멸종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가 다시 출현했으며 역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등 9종의 양서‧파충류도 확인됐다.
15년간 서울시민의 거대 쓰레기장 역할을 하던 난지도가 명실상부한 환경‧생태공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
시는 '2002 FIFA 대한민국·일본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환경오염방지를 위해 ‘96년부터 ’02년까지 7년 동안 총공사비 2,350억원을 들여 안정화 공사 및 환경 친화적인 공원조성공사를 완료했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CH4) 발생량은 11년 전에 비해 절반이 넘게 줄었고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cr) 총량 역시 측정을 시작한 ‘04년도 비해 반 이상 줄었다.
동·식물 개체수는 2000년 438종에서 1,092종으로 늘어나 자연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2013년도 월드컵공원 자연생태계 모니터링」결과를 24일(월) 발표했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복원‧재생 중인 월드컵공원을 ‘02년 조성한 후 메탄가스 발생량과 침출수의 COD 총량 등 오염물질 배출량과 공원에 서식하는 동식물 서식종 수를 매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13년 5월부터 12월까지 식물 및 야생조류 등 7개 분야의 전문가들과 서울시가 함께 실시했다.
모니터링 분야는 ▴오염물질 배출량 ▴자연생태계(개체수 등) ▴침하량 계측 등 크게 3분야다.
<매립지 메탄가스‧침출수 화학적산소요구량 등 오염물질 배출 절반으로 줄어>우선, 오염물질 분야에선 대표적 지표인 메탄가스 발생량과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 모두 각각 ‘02년과 ’04년에 조사한 수치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발생량은 8,523톤(‘02년)에서 3,601톤(2013년)으로 57.8% 감소했다.
특히,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는 한국지역난방공사에 판매해 연간 약 6억5천만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상암지역 일대에 냉난방 공급을 위한 연료로 재활용되고 있다.
침출수의 화학적산소요구량(CODcr : 크롬법측정) 총량도 164톤(‘04년)에서 71톤(‘13년)으로 그 양이 56.7% 이상 줄었다.
대기오염도는 ‘02년부터 현재까지 기준 이내로 꾸준히 유지해 주변 주거지역과의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벤젠의 경우 초기에는 농도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꾸준한 유지관리를 통해 ‘10년 이후로는 환경기준치인 5㎍/㎥ 이내로 유지하고 있다.
<식물 130종, 국내 미기록 버섯 4종 새로 기록 등 동․‧식물 1,092종으로 늘어>자연생태계 모니터링 결과, ‘00년 동․식물 438종에서 ‘13년 총 1,092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물 582종, 균류 84종, 동물 426종으로 늘어났다.
개체수 증가는 월드컵공원 내 오염물질이 감소하면서 죽음의 땅이었던 난지도 매립지가 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증거라고 시는 설명했다.
‘13년 조사분야는
▵식물 ▵버섯 ▵야생조류 ▵양서파충류 ▵육상곤충 ▵수서무척추동물 ▵거미 7개 분야로, 시는 총 10개 분야를 매년 조금씩 달리해 조사하고 있다.
시는 2002년 월드컵공원 개장 후 자연생태계 변화과정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해 쓰레기매립지 생태복원의 성과를 판단하고 생태적 공원관리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매년 자연생태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식물은 공원 조성 전 271종이던 것에서 꾸준히 증가, 13년에는 귀화식물을 포함한 자생종 311종, 식재종 271종 등 총 582종으로 늘어났다.
‘13년 새롭게 기록된 종은 130종으로, 이중 자생 신규종은 개곽향, 솔방울고랭이 등 17종이었으며, 공원 경관 향상을 위해 식재한 신규종은 110종, 신규 귀화식물은 3종이었다.
버섯은 ‘10년에는 32과 78종이 발견됐는데 ‘13년엔 36과 84종으로 늘어났다.
특히, 월드컵공원은 버섯의 종 구성이 일반 산림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 미기록종 4종 그리고 주머니털버섯 등 희귀종 5종이 출현했다.
‘10년에는 낙엽버섯류의 신종후보종 1종과 국내 미기록종 4종이 처음 발견된 바 있다.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버섯의 생육기간이 3~5일로 짧기 때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야생조류는 28과 50종이 관찰됐다. 큰말똥가리, 새매 등 멸종위기종 또는 천연기념물 6종과 제비, 청딱다구리 등 서울시 보호종 8종이 출현했다.
아울러 주변 산림에 준하는 종 다양도를 보이고 있으며 개활지, 수공간 등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다양한 새들이 찾아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상곤충 부문에선 ‘06년 이후 관찰되지 않았던 멸종 위기종 왕은점표범나비가 노을공원에 다시 출현했으며 기후변화지표종인 물결부전나비도 난지천공원에서 관찰됐다.
왕은점표범나비는 산지 양지바른 풀밭이나 숲 가장자리에 서식하며 6~9월 출현하는 종으로 애벌레는 제비꽃류를 먹고 자란다.
물결부전나비는 아열대성 곤충으로 남부지방에서 주로 채집되다가 최근에는 중부지방에서도 관찰되는 종으로 지구온난화 지표종이다. 애벌레는 콩과 식물을 먹고 자란다.
환경변화에 민감한
양서‧파충류는 멸종위기종 맹꽁이 등 6과 9종이 확인됐으며,
수서무척추동물은 월드컵공원 내 하천과 습지에 총 39과 63종의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거미류는 11과 54종에서 17과 99종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평균침하량 초기5년 9.8~11.5㎝→최근6년 5.1㎝ 매립지 지반 점차 안정화>쓰레기매립지에 조성된 월드컵공원은 지반침하와 변형이 우려되는 만큼 이에 대비해 매립지 안정화공사 완료 후 ‘02년부터 매년 2회(4월, 10월) 지속적으로 계측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연도별 평균 침하량은 안정화공사가 완료된 초창기 5년 동안은 9.8~11.5㎝로 다소 높게 나타났으나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여 최근 6년간 평균 침하량은 5.1㎝이다.
이는 ‘02년 안정화공사 당시 예상한 연평균 침하량 21㎝보다 매우 낮은 수치로, 매립지 지반이 점차 안정화 되고 있으며 공원 안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02~‘13년까지 침하량 평균은 노을공원이 평균 94㎝(최고 327㎝, 최저 24㎝), 하늘공원이 평균 71㎝(최고 115㎝, 최저 39㎝)로 나타나 먼저 매립을 시작한 노을공원 침하량이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시섭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장은 “거대 쓰레기산에서 환경‧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월드컵공원 내 생태계가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며 “산이나 습지 등과 같은 환경 생태적 수준을 갖추고,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아와 쉬어갈 수 있도록 생물 종 다양성을 높이고 안전한 매립지 환경 유지‧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