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분노와 안타까움만 남은 세월호

최윤식 기자

등록 2014-04-30 14:46


김원재 발행인
분노와 안타까움만 남은 세월호

 
세월호 사고, 벌써 보름이 훌쩍 지났다.
사고이후 온 나라가 먹먹한 가슴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모든 것을 삼켜버린 블랙홀 같은 시간이었다.
세월호를 통해서 나타난 우리의 자화상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사고 이후 대통령은 곧바로 진도 현지를 방문하여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사후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으나 정작 사과는 사고 이후 14일 만에. 그것도 국무회의 석상에서 이루어졌다.
사과도 때와 장소가 중요한 법이다.
이날 오전 방문했던 화랑유원지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을 때 마주한 유가족들 앞에서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았을까.

청해진 해운에 근무했던 ㄱ씨가 세월호 사건 3개월 전에 청와대 신문고에 민원을 접수했다고 한다. 청해진 소속 선박의 정원초과운항. 비상식적인 인사발령. 비정규직 문제. 선내 매출금 비자금 전용 탈세의혹. 직원 임금체불 등의 내용이다. 이때 청해진해운을 좀 더 주의 깊게 들여다봤다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청해진 해운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선박개조. 화물적재. 부실한 운항관리. 관피아로 불리는 민관유착. 등의 정황을 살펴보면 세월호는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요인을 충분히 갖고 있었다.

지난 27일 JTBC가 보도한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박수현군의 휴대폰 동영상을 보면 복받치는 눈물과 분노를 주체할 수 없다.
승객전원을 구조할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골드타임에 세월호 안과 밖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사고 초기 선장을 포함한 15명의 주요 선박직 간부들이 첫 번째로 도착한 해경 구조선을 통해 탈출한 긴박한 시간에 수학 여행길의 학생들은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이거 뉴스에 뜨는 거 아니야?” “진짜 타이타닉 된 거 같아” 잠시 후에 닥칠 심각한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한 모습이었다.
선내방송에서 “현재의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시고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방송을 듣고 “네” 라고 대답하는 장면도 동영상에 나온다.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학생들은 배가 기우는 것을 보면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걱정하며 “내거 입어” 라며 친구에게 구명복을 양보하는 모습도 동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일 때 경기교육청과 일부 언론들의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낸 배경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우왕좌왕 하다가 해경은 초동대처에서 배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선내에 있던 희생자를 단 한사람도 구하지 못한 오점을 남겼다.
선원들 보다 먼저 사고신고를 했던 단원고 2학년 최덕하 군에게 위도와 경도를 수차에 걸쳐 물었던 경직된 해경의 문제점과 사고수습과정에서 해경의 유관단체가 민간 구조 활동을 독점하므로 인하여 실종자 인양에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 시킬 필요가 있다.

세월호 사고의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보면 총리. 안행부. 해수부. 해양경찰. 국방부가 참여하고 있지만 중대본은 서울에 있고 현장 컨트롤타워가 어디인지 피해자 가족들은 답답한 상황이다.
해상사고 대응체계와 관련한 선진국들의 예를 보면. 미국의 ‘연방위기관리청(FEMA)’을 필두로 독일의 연방국민보호재난지원청(BBK), 프랑스의 시민안전총국(DDSC), 영국 해사연안경비청(MCA)과 왕실 연안경비대(HMCG), 선박구난관리대표부(SOSREP), 일본 해상보안청 등의 조직은 현장 책임자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있다.
관계부처 장관도 현장책임자 통제에 따라 인적 물적 지원을 하게 된다. “재난사고 시 선진국의 인명 구조율이 높은 것은 현장 책임자의 강력한 권한 덕분”이라는 평이다.

세월호가 초기대응에 실패하지 않았다면 전원구조가 가능했을 실종자를 포함한 300여명의 희생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최초 신고자 최덕하군. 승무원 박지영씨. 단원고 학생 정지웅 군. 양온유양. 최혜정교사. 남윤철교사는 입고 있던 구명복을 벗어주고 타인의 귀한생명을 구하려다 희생된 영웅이며 우리곁에 의인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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