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현실에 다가선 시점. 현실은 그리 녹녹치만은 않았다.
학교 재학 중에 열심히 공부한 대가로 조기 졸업이라는 기회를 얻었다. 나의 꿈에 남들보다 한 발자국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해서 마지막학기를 알차게 꽉 채워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지막 학교생활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욕심을 부린 것 같기도 하다. 학기 진행 중에 학교 추천의 기업 인턴쉽이 있어 우연찮게 지원하게 되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지원한 곳에 인턴 사원이 되었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정도로 막힘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지금은 4학년 1학기가 진행 중이지만, 어중간하게 사회로 나아가는 경계에 서서 이리 저리 어지럽게 뜀박질 하고 있는 것 같다. 학교도 취업 되었다고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아니 지원이 없다. 취직 후 직장생활에 대한 팁을 주는 정도?), 출석 인정도 되지 않는 수업, 너무 많은 과제와 졸업 작품 준비까지. 아니, 취업하라면서?
학교와 나라에선 취업 장려 프로그램과 각종 지원 정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독려 분위기는 ‘취업하되, 알아서 잘하라’는 식의 책임 회피의 성향이 강하다. 취업률로 지원 제한 대학을 구분하고, 그에 따라 학교의 분위기도 좌지우지 되는 실정이다. 취업은 빨리 하고 오래 근무하되, 할 일은 다하라. 가혹한 일이 아닌가?
이게 무슨 소린가 하는 사람도 있겠다. 인턴, 회사에 취직한 사원이면 6시에 퇴근할 수 있고 그 후 시간을 활용하면 되지 않나? 할 것이다. 나의 퇴근 시간은 평균 9시 30분. 최고 기록이 10시 40분이다. 집에 가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요즘은 내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집에 오면 너무 피곤해서 눕자마자 잠들어버리고, 첫 직장의 긴장은 6시 알람이 울리는 시각 칼기상으로 내 생활을 옥죄고 있다. 9시가 출근시간이지만 나의 출근 시간은 8시 30분. 한 시도 늦어선 안 된다. 물론, 필자는 8시 10분이면 어김없이 사무실 책상을 닦고 근무를 시작하고 있다. 인턴, 사무실의 막내가 겪는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들이 내 일상이 되었다.
‘아파도 내색하면 안 된다. 한 번 8시 30분에 오면 넌 그 때 오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가장 먼저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한다. 시키는 일엔 토 달지 않는다. 한 번 만에 알아들어라.’
아무리 막내사원이라 하지만, 기계화 되어가고 있는 나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야근을 할 때에도 퇴근 전 끝낼 수 있었던 잡무들과 직장 선배들을 돕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그리 보람찬 시간도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도움으로 배울 수 있는 것과 노동만을 요하는 업무의 차이 정도는 쉽게 구분할 수 있으리라.
취업, 신입사원은 분명 본인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그 본인에겐 그리 녹녹치 않다. 사회에 적응하랴, 자취하랴, 필자는 학교생활도 하랴. 5개월의 인턴 사원으로 끝이 어찌될지 모르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현실. 이 문제는 필자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사회의 변화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변화라 함은 먼저, 국가가 취업 준비 프로그램 실행과 동시에 취업 연계 사업 또한 동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준비 프로그램들은 그저 강사만 고용하여 시간 때우기 방식을 많이 취한다. 분명, 우리는 이 나라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이다. 주는 대로만 받아먹으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할 것이다.(주는 것의 질 또한 나쁜데 말이다.) 실질적인 프로그램을 원한다. 학교가 알아서 하라고 하지 말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해주길 바란다. 지금 이 시점에 나와 당신이 서 있는 이 국가가 미래를 위한 인재들에게 제공해 줄 질 좋은 거름을 준비해 주시리라 믿는다.
취업 연계 사업이 기존의 취업 연계 사업으로 기업들에게 인턴 사원을 뽑게 만드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그런 사업의 일환으로 인턴 사원이 된 것이 아닌가. 본인이 느끼기엔 인턴은 희망고문에 얽매여 있다고 생각한다. 인턴 기간은 5개월이고 4대 보험에 적용이 되지만, 5개월 후에 진정 입사하게 된다는 명시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축하는 진창 받아 놓고 후에 정직원이 되지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회사에 실력 있는 사람을 고용하여 회사의 이윤과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분명한 목표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필요도 없는 인턴 사원을 기한을 정해 뽑아만 두고 국가 정책을 이행한 좋은 기업이라는 소리를 듣게 하기 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며칠 전 인턴 사원들의 모임에서 나온 신음소리들을 세상에 공개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것은 또 다른 투고란에 올라가길 바란다.)
두 번째로는 학교의 변화이다. ‘취업해라. 취업 준비해라. 대학의 끝은 취업이다. 저 학생은 취업했는데 왜 너는 못하니. 졸업하고 뭐 할거니?’ 지겹게 듣는 이야기들. 대학에서의 공부가 취업만을 위한 공부였는지 회의감이 든다. 그렇게 바라는 취업이 된 학생들에게는, ‘이제 취업이 되었으니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교수님들’이 너무나 많다. 취업을 독려한 만큼의 조그만 축하로써의 아무런 보상도 없으며, 출결 인정도 되지 않고, 매주 혹독하게 과제를 내어 주고 시험을 잘 보아만 성적을 받을 수 있게끔 한다. 여기까지만 적어도 가슴이 다 답답하다. 분명 지금은 변화를 겪어야만 하는 상황이 틀림없으리라.
필자는 열심히 살고 있다. 나름 과에서 수석을 놓치지 않았을 만큼 나의 전공, 지식, 다방면에서의 열심을 열정적으로 구하였던 사람이다. 이것이 모두 나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렇게까지 열심을 쏟지 못했을 것이다. 분명 내 주변과 사회와 국가를 위한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욕심내어 준비해 온 것이다. 필자가 확신하는 것은, 국가의 인재, 학교의 자랑으로 대표되어질 ‘사람’을 원한다면 뒤돌지 말고 정면에서 손을 내밀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분명, 그렇게 노력한 국가와 학교는 어디서든 내세울 수 있는 좋은 인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_독자 김예빈
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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