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오피니언 인사/동정

[독자기고] 이순신이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일갈

최윤식 기자

등록 2014-08-05 08:53


[Review -영화<명량>]
 
이순신이라는 이름이 우리 역사에 남긴 족적은 그야말로 지대하다. 조선이라는 국가를 지켜냈다는 것만으로 이순신이 위대한 것은 아니다. 이순신은 한민족이라는 하나의 민족을 지켜냈고 죽음으로서 그 구심점이 되었다. 현대에 와서도 그의 이름 석 자는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 자긍심으로서 살아 있다.
 
영화 ‘명량’은 영웅 이순신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영화가 가진 2시간의 제약으로 이순신의 깊은 고뇌와 번민을 다뤄내기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다.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는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소설 ‘칼의 노래’에서 충분히 다루어 왔으므로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대신 김한민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가 가질 수 있는 무기를 활용하여 강렬한 해상 전투 장면을 스크린에 펼쳐 놓는다.
 
김한민 감독이 전 작품 ‘최종병기 활’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전투 장면 묘사 능력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빛을 발해 관객들을 완전히 휘어잡아 놓는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일방적인 포격전으로 진행되었던 실제 역사에 적당히 각색을 더하여, 해상 백병전과 라이벌의 배치를 통해 영화적 흥미를 최대한 살려내는 점 또한 감독의 역량이 빛난 부분이다.
 
배우들의 이름값에서 짐작 가능하듯 연기 면에서는 흠잡을 부분이 없었다. 최민식은 김명민이 차지하던 이순신의 이미지에 대한 지분을 상당 부분 가져왔다. 대사가 많지 않더라도 이순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류승룡 또한 스토리상 너무나 부족해 보이는 전투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연기력만으로 어느 정도 라이벌로서의 입지를 유지해냈다.
 
다만 고증 부분에서의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이순신의 국적 불명의 갑옷, 최민식의 열연에 집중하는 데에 방해가 되는 갑옷 어깨부분의 용 장식, 도도 다카도라의 딱정벌레를 연상케 하는 황금색 갑옷 등 복색 부분에서의 고증 실패는 영화의 전체적인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스토리의 각색이라는 양날의 검마저 잘못 작용하였다면 사극 영화에서 지닐 수 있는 무게감은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명량’이 힘을 잃지 않고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을 채울 수 있는 힘은 감독이 보여주는 뚜렷한 주제 의식에 있다. 이순신은 뛰어난 장군이지만 결코 혼자서 불리한 전투를 이겨낸 것이 아니었다. 고비 때마다 나서서 이순신을 돕는 민초들의 모습은 영화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이순신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영웅이자 자긍심의 상징이, 그 자긍심이야말로 바로 죽음을 각오한 백성들이 만들어낸 것이라 회상하는 장면이야말로 감독이 개인주의 넘치는 세태에 던지는 화두일 것이다.
 
독자 서한빈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졸업)
최윤식

최윤식

기자

헤드라인 뉴스

서울 강서구, 우리 동네 공원이 들썩들썩…오구오구 어린이 버스킹 개최

최신 뉴스

많이 본 뉴스

회사소개 기사제보 광고 및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청소년보호정책 메일수집거부
일간환경
등록번호서울 가 12345
등록일자2025-01-01
오픈일자2025-01-01
발행일자2025-01-01
발행인김철수
편집인김철수
연락처02)1234-5678
FAX070)1234-1234
일간환경

일간환경 © 일간환경 All rights reserved.

일간환경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