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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환경=안재민 기자] 2014년 1월 8일 오후 8시 세종체임버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등장하는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연주회가 개최된다.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 하루하루를 시작하고 마쳐도 머리 뒤에서 떨어지지 않는 공허함이 느껴진다.
불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다 내려놓고 무작정 방황할 수도 없이 출근 전쟁을 치르러 나선다.
이 지점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올해도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수십 개국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독서인구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작가다.
그런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에는 클래식과 재즈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책 속 음악을 읽고 나면 그 즉시 연주로 들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아이처럼 아직 뜯지 않은 어떤 선물을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만족감이 충분했다면 소설을 무대로 불러올 차례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속 음악을 무대로 데려 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는 이 작품을 그대로 소설 제목으로 쓴 것처럼 보이는 리스트의 작곡 여행기라 할 수 있는 ‘순례의 해’ 첫 해 ‘스위스’편 중 여덟 번째 곡 ‘향수’와 아홉번 째곡 ‘제네바의 종’를 뽑았다. 셀러니어스 몽크의 ‘라운드 미드나잇’도 있다.
드뷔시의 달빛과 빌 에반스의 왈츠 포 데비, 비틀즈의 노르웨이 우드와 예스터데이는 전 세계 누적 판매 1,000만 부 이상을 넘긴 하루키의 대표작 [노르웨이의 숲]에 실린 곡이다.
그 밖에 [해변의 카프카]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D장조와 존 콜트레인 마이 페이버릿 송, [댄스 댄스 댄스]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스타더스트, [어둠의 저편]에서는 커티스 풀러의 파이브 스팟 에프터 다크가 나온다. 1부는 피아노의 노래를 들어라, 2부는 재즈의 초상 순으로 진행된다.
소설 속 음악이 무대에 오르자면 오랫동안 하루키를 한국에 소개해서 번역한 사람이 필요하다.
양억관은 무라카미 류나 마쓰모토 세이초, 미야베 미유키, 시바 료타로, 히가시노 게이코 등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작가들 작품을 번역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전문 번역가로 활약해왔다.
하루키 소설 속에서 손에 만질 듯한 보석같은 음악들은 그 자체로 더 자세한 내면의 사정이 있고 작곡가가 살아낸 시대 배경을 간직하고 있다.
월간 객석 편집장이었고 KBS1FM ‘출발FM과 함께’에서 ‘출발 퀴즈’ 코너에 고정 출연,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칼럼니스트 류태형도 출연한다.
무엇보다 하루키 문장의 감동에 화답해 연주해낼 연주자가 더 중요하다.
비엔나 국제콩쿨, 부조니, 박하우어, 힐튼헤드 국제콩쿨 등에 우승하는 등 기량면에서도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 피아니스트 조혜정이 리스트, 드뷔시, 슈베르트로 꾸며진 ‘피아노의 노래를 들어라’ 1부에서 마치 독주회를 연상케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재즈의 초상 2부에서는 베이스 천인우, 피아노 이명건, 드럼 이동수로 구성된 브라소닛 트리오가 차례로 몽크, 빌 에반스, 존 콜트레인 곡을 연주한다.
이 무대는 문학과 음악이 서로 만나는 많은 시도의 연장 선상에 있으나 결국 49%대 51%의 비율 중 어느 것이 우선될지가 관람 포인트다. 문학이, 음악이 어느 것이 서로 더 또는 덜 차지하는가에서 하루키의 소설 속 음악 무대가 진짜 꽃 피어날 것이다.
최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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